본문 바로가기

자동차

우리나라에서 '왜건'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

▲ ‘실용성 갑! 왜건', 하지만 우리나라에만 오면…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크게 얻지 못하는 ‘왜건’. 어떤 이유일까요? 왜건이란 차가 도대체 어떤 자동차이길래 이런 별명이 생길 정도가 된 걸까요?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찾아보기 힘든 왜건,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만든 왜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왜건'이 뭐죠?

 

▲ '왜건'은 '세단'이나 '해치백'의 트렁크를 뒤로 늘려 적재공간이나 승차인원을 늘린 모델입니다.

'왜건'의 더 정확한 명칭은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입니다. '세단'이나 '해치백'의 트렁크를 뒤로 늘려 적재공간이나 승차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만든 모델이죠. 또한 2열 시트를 접어 뒷좌석까지 적재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과 확장성을 갖춘 것도 특징입니다. 왜건을 부르는 이름은 국가 혹은 제조사마다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에스테이트(Estate)’,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 ‘투어링(Touring)’, '슈팅 브레이크(Shooting-Brake)' 등의 이름이 모두 왜건을 뜻하는 이름들이죠.

세단과 같은 승용차 감각으로 운전하면서도 'SUV' 수준의 높은 실용성과 활용성을 가진다는 것이 왜건의 장점입니다. 자동차로 다양한 레저를 즐기고, 택배나 배달 대신 운전자가 직접 짐을 싣는 문화가 보편적인 유럽에서는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죠. 게다가 왜건의 수요도가 높은 유럽에서는 왜건 모델의 고성능 버전을 따로 내놓아 실용성에 성능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모델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왜 안 팔릴까?

 

▲ '왜건'의 장점은 높은 실용성입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짐차’라는 오해를 사기도 하죠.

높은 실용성을 장점으로 하는 '왜건'이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선, ‘왜건=짐차=생계형 차’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굳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끌지 못한 것이 크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전부터 승용차를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여기는 운전자들이 많았기에 때문에 짐차의 느낌을 내는 차보다는 고급스러움을 드러내기 쉬운 세단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자동차 산업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왜건형 모델이 꾸준히 출시됐습니다. 현재는 실용성 면에서 비슷한 성격의 'SUV'에 밀려 국내 제조사나 수입차 모두 왜건의 출시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말이죠.

현대자동차의 '왜건'

 

▲ '포니 왜건'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기반으로 한 멋진 스타일의 '왜건'입니다.

'포니 왜건'
1977년 출시된 포니 왜건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1975년 출시)를 기반으로 한 모델입니다. '포니'는 기본형인 패스트백 외에도 2도어 픽업, 3도어 해치백, 5도어 왜건 등 다양한 라인업을 꾸리고 있었죠. 포니 왜건은 베이스가 된 4도어 패스트백 모델의 길이를 10mm 늘리고 루프도 길게 늘린 전형적 왜건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 '포니 왜'건은 넓은 적재공간 덕분에 상용차, 엠뷸런스 둥 다양한 용도로 쓰였습니다.

당시에도 우리나라에서 승용차로서 '왜건'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1977년 출시 당시 '포니 왜건'의 가격은 249만5,700원으로, 포니보다 더 비싼 가격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포니 왜건은 다양한 곳에 활용되며 쓸모를 인정받았습니다. 넓은 적재공간 덕분에 상용차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았고 엠뷸런스 같은 특수 차량으로도 사용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죠.

 

▲ '스텔라 왜건'은 민간 판매용으로 제작되지 않아 당시에도 찾아보기 힘든 모델이었습니다.

'스텔라 왜건'
1983년 출시된 중형 세단 스텔라도 왜건 모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판매용으로 제작된 것이 아닌 경찰차용으로 400여 대 정도만 특별 제작된 것이었죠. 민간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일반 도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가장 희귀한 국산 왜건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모델입니다.

 

▲ 당시 높은 인기를 누렸던 2세대 '아반떼'의 왜건형 모델, ‘아반떼 투어링’입니다.

'아반떼 투어링'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친숙한 '2세대 아반떼'는 ‘아반떼 투어링’이라는 이름의 왜건형 모델을 라인업에 두고 있었습니다. 1995년 출시된 아반떼 투어링은 세단형 모델과 마찬가지로 1.5L, 1.8L 엔진 라인업을 갖춰 늘어난 적재량도 거뜬히 소화하는 동력성능을 갖췄습니다.

 

▲ 세단형 '아반떼'와 확연히 다른 뒷모습은 당시 사람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기도 했습니다.

세단 모델의 뒷부분을 부자연스럽게 늘린 것 같다는 디자인 평가도 있었지만, 레저용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던 시장 흐름에 맞춰 모델의 다양화를 추구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 'i30 CW'는 컴팩트한 차체에 적재공간을 늘린 높은 실용성으로 국내에서도 주목받았습니다.

'i30 CW'
유럽형 해치백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누렸던 i30의 왜건형으로 제작된 모델이 i30 CW입니다. CW는 ‘Crossover-Wagon’의 약자로, 왜건의 스타일과 미니밴의 기능성을 접목한 모델임을 뜻하는 모델명이었죠. 국내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당시 준중형 해치백 특유의 컴팩트한 차체에 적재공간을 늘린 높은 실용성으로 오너들로부터 높은 만족을 샀던 모델입니다.

 

▲ '왜건'의 수요가 꾸준한 유럽에서는 지금도 'i30 왜건'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세대 i30'가 단종되면서 'i30 CW' 역시 함께 단종됐지만, 수요가 꾸준한 유럽에서는 1, 2, 3세대에 걸쳐 지금까지도 꾸준히 왜건 모델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에는 3세대 i30의 페이스리프트에 맞춰 새로운 'i30 왜건'과 외관을 스포티하게 꾸민 'N-Line' 모델까지 출시돼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 유럽형 감각으로 빚어진 'i40'는 당시 유일한 국산 '왜건'으로 희소성을 갖춘 모델입니다.

i40
현대자동차가 국내에서 출시한 마지막 왜건 모델은 'i40'입니다. 특히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왜건' 모델이 '해치백'이나 '세단' 등을 베이스로 하는 파생형 모델이었던 것과 달리, 처음부터 왜건으로 출시했다는 점에서 특이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이후 2012년 세단형 모델 ‘살룬’ 출시) 유럽에서 디자인하고 유럽의 주행 환경에 맞춰 개발한 유럽 전략형 모델로 유럽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던 모델이죠.

 

▲ 'i40'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왜건'의 장점을 다시 알린 모델입니다.

국내 출시 당시에도 왜건 고유의 높은 실용성, 멋진 디자인, 차급을 뛰어넘는 고급 옵션, 탄탄한 주행성능 등을 고루 인정받으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왜건'의 장점을 다시 한번 알린 모델입니다. i40는 2011년 국내에서 첫 출시된 이후 2019년까지 오랜 기간 마니아층으로부터 인정받으며 판매됐으며, i40 단종 이후로는 국산 제조사를 통틀어 왜건 모델은 더 이상 판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 실용적인 차를 원하는 사람들의 차, '왜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SUV'가 대세가 되어가는 트렌드 때문에 앞으로 왜건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억해두세요. 더 실용적인 차를 원하는 사람들의 필요가 옛날의 '왜건'을 만들었고, 그 필요는 SUV로 이어져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