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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한밤에 발견한 보석 같은 섬, 강화도 야간 드라이브

▲ 한밤에 발견한 보석 같은 섬, 강화도로 야간 드라이브를 떠났습니다.

그런 날이 있습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는데, 두 눈이 말똥말똥 천장만 응시하는 잠 못 드는 날이요. 억지로 잠들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그럴 땐 어딘가로 떠나 보는 겁니다.

 

▲ 야간 드라이브는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새벽에 나서는 야간 드라이브는 자칫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등화류를 점검하고, 전조등은 꼭 켜세요.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 혼자 달릴 땐 잠시 상향등을 켜도 좋습니다. 교차로에서 내 차의 존재를 알릴 수도 있고, 갑자기 행인이 튀어나오는 것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서쪽으로 달려 항구에 도착합니다.

서쪽으로 내달립니다. 코끝에 소금기가 머물기 시작하면 항구에 다다랐다는 뜻입니다. 여기는 김포 대명항입니다. 김포와 강화도를 잇는 초지대교 바로 옆 작은 재래식 포구입니다. 항구의 밤은 삶의 활기가 살아 숨 쉬는 낮의 풍경과는 사뭇 다릅니다. 어촌의 호젓한 정취가 더해지는 것도 같습니다.

 

▲ 포구 바로 옆에는 잠시 쉬어가기 좋은 함상공원이 있습니다.

김포함상공원은 해군 군함 내부를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물론 새벽에 가면 안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벤치에 앉아 조명에 비친 커다란 군함을 보며 멍 때리기만으로도 가치 있는 곳입니다. 너무 오래 앉아 있진 마세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거든요.

 

▲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에 들어섭니다.

강화도에 입도합니다. 큰 강을 건너나 싶었는데, 내비게이션을 자세히 보니 바다입니다. 한반도와 강화도 사이 바다 폭이 한강 정도라 처음 보는 사람은 오해할 법도 합니다. 해협을 건널 땐 창문을 열어보세요. 불어오는 짭짤한 바람이 바다를 느끼게 해줄 겁니다.

 

▲ 강화도에 진입하는 다리는 두 개입니다.

강화도에 들어가는 다리는 북쪽의 강화대교와 남쪽의 초지대교 두 곳입니다. 강화도 시내나 교동도를 향한다면 강화대교를 건너는 편이 낫습니다. 동막해변이나 마니산 쪽으로 간다면 초지대교를 건너는 게 좋습니다.

 

▲ 초지진은 우리나라가 겪은 침략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초지대교에서 차로 3분, 초지진에 도착했습니다. 강화도는 고려 시대 대몽항쟁의 중심이었고, 조선 시대에는 서양 세력의 침탈에 맞섰던 곳입니다. 그래서 적의 침략에 대비한 군사 주둔지 진(대대), 보(중대), 돈대(소대)가 많습니다. 초지진은 프랑스 함대와 미국 함대에 맞서 조선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곳입니다.

 

▲ 강화도 남단의 작은 섬 동검도에 왔습니다.

동검도 선착장은 최근 차박족 사이에서 꽤 핫한 곳입니다. 해 질 녘 바다가 태양을 집어삼키며 뻘겋게 변하는 모습을 내 차 안에서 영화처럼 관람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해가 저 멀리 사라진 늦은 밤, 자동차는 하나둘 자리를 떠나고, 검은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허물어집니다.

 

▲ 어두운 바다는 눈보다 귀로 즐깁니다.

눈 감은 듯 시야는 어두워지고, 귀는 예민해집니다. 시동을 끄고, 자동차 창문을 열어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세요. 바다가 밀려오는 소리, 비행을 마친 갈매기의 발자국 소리, 갯벌레가 타닥거리며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아무도 없는 밤거리를 달려 바다로 향합니다.

이제 최종 목적지인 동막해변으로 향합니다. 강화도의 밤길은 조용하지만, 살아 숨 쉬는 듯합니다. 회색 빌딩으로 가득했던 도시를 떠나 풀벌레 우는 소리 가득한 시골 도로를 달리는 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창문을 열고 천천히 달리면서 흙냄새와 소금기가 섞인 강화도의 향기를 느껴보세요.

 

▲ 편의점에 들러 간단히 배를 달래고, 목을 축입니다.

꽤 먼 길을 운전했습니다. 마침 길가에 편의점을 발견했습니다. 인적 드문 거리에서 밤 12시 이후에 불 켜진 편의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건 참 신기하고도 고마운 일입니다. 컵라면으로 주린 배를 달래고, 시원한 커피 하나 사서 운전석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정말 바다 보러 갑니다.

 

▲ 동막해변에 도착했습니다.

동막해변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주변엔 여느 유원지처럼 오락실, 횟집, 숙박시설이 그득합니다. 잠을 잊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갯벌을 즐기고, 새우깡 덕에 뒤룩뒤룩 살이 오른 갈매기들은 갯바위 위에서 총총거리며 소화합니다.

 

▲ 동막해변 바로 옆에는 분오리 돈대가 있습니다.

동막해변 옆 일몰 명소인 분오리 돈대에 오르면 해변을 좀 더 자세히 조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기에 뜯길 각오는 돼 있어야 합니다. 풀 많고 물 많아 모기가 살기에 딱 좋은 환경이거든요.

 

▲ 집을 돌아가는 길, 엔진 소리가 경쾌합니다.

오늘 밤, 잠들기 힘들다면, 가까운 교외로 야간 드라이브를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하지만 항상 안전이 먼저라는 건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