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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마음을 위한 그림책 테라피

최근 '코로나 블루'로 마음이 힘든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치고 다친 내 몸과 마음에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힘을 불어넣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따뜻한 그림으로 꽉 찬 그림책을 읽는 것입니다. 오늘은 힘든 마음을 어루만져줄 그림책 한 권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엔 '망나니 공주처럼'

 

Q. 취업은 안 되는데 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대학교 4학년 2학기입니다. 대학 생활을 보내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동아리 활동 3~4개, 인턴, 어학연수까지. 그런데 취업이 안 돼요. 주변에선 제게 못할 리 없다고 기대하지만, 솔직히 취업하고 싶은 기업도 없어요. 이젠 취업할 나이가 됐으니 준비하는 거죠. 언제나 제 삶은 스케줄로 꽉 차 있었지만, 정작 제가 뭘 하면 좋을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 하고 싶은 게 없는 23살 K

A. 내 안의 망나니 공주를 찾아볼까요?

 

▲ 그림책 '망나니 공주처럼' 입니다.

'망나니 공주처럼'은 층간소음을 겪던 작가가 위층 집으로 올라가 만난 자매를 보고 만든 그림책입니다. 처음에 작가는 아이들을 보며 ‘저런 망나니들!’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런 자신이 부끄럽고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구상한 책이라고 합니다. ‘어른들이 없으면 윗집은 정글로 변한다. 어린 자매는 원숭이와 덩굴 그네를 타고, 곰과 씨름하며, 코끼리를 타고 다닐 것이다’라는 상상을 더해 '망나니 공주'가 탄생한 것이죠. 표지엔 왕관을 삐뚤게 쓴 귀여운 공주가 방긋 웃고 있습니다.

 

▲ 망나니 공주와 앵두 공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망나니 공주와 앵두 공주입니다. 왕국의 전설로 내려오는 망나니 공주는 제 멋대로인 탓에 악명이 높은데요. 반면 앵두 공주는 망나니 공주처럼 되지 않기 위해 온종일 공부만 합니다. 국어와 수학, 사회, 과학, 음악, 예절 등 쉴 틈이 없죠. 궁전 어른들의 잔소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공주답게 행동해라” “망나니 공주처럼 되면 안 된다” 그러나 정작 백성들이 사랑하는 공주는, 뭐든 잘하는 앵두 공주가 아니라 찔레 덤불을 헤치며 딸기를 따고 잼을 만드는 망나니 공주입니다. 이 책엔 망나니 공주의 전설에 숨겨진 비밀도 나와 있죠.

 

▲ 두 공주의 모습을 보면서 책을 읽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앵두 공주와 망나니 공주가 함께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 ‘4학년이면 취업을 해야 한다’ 마음이 온갖 소리로 꽉 찰 땐 혼자 있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무얼 좋아하는 사람인지, 어떤 상황을 싫어하고 지겨워하는지 종이에 적어보는 거예요. 어릴 적에 즐겁게 무언가를 하다가 혼난 적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그게 가장 좋은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내 안의 자연스러운 기질, 본능적으로 좋아하거나 싫어했던 것을 찾아보세요. 싫은 건 잠시 미뤄두고, 좋았던 작은 에피소드들부터 떠올려 보는 거예요. 그리고 내 안의 망나니 공주가 차지하는 공간을 조금씩 늘려보세요!

Tip.
잊지 못할 어릴 적 기억,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거에요. 남을 아프게 하거나 해치지 않는 일이라면, 어릴 적 즐거웠던 경험을 꺼내 다시 한번 과감히 도전해보세요. 별것 아닌 것 같다고요? ‘맞다,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 하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길 겁니다.

얼어붙은 마음을 위한 '마음이 아플까봐'

 

Q. 실연의 상처가 너무 커요.
2년 반 동안 만났던 남자친구랑 헤어진 지 2달 째예요. 그에겐 곧바로 새로운 사람이 생겼어요. 그것도 같은 학교 사람이에요. 하루에 10시간은 그 사람 프사랑 인스타그램만 들락날락 보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눌렀는데, 다음날 계정이 비공개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제가 그에게 짜증을 덜 냈더라면 괜찮았을까요? 전 앞으로 사람을 어떻게 믿고 살아야 할까요?
- 이별 뒤 무기력한 22살 P

A. 나를 딸처럼 아들처럼 다독일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

 

▲ 밝은 노란색 표지가 독자를 맞이합니다.

“심리적 고통은 교통사고와 같다” 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어느 교수의 말입니다. 이별이나 거절, 사람 사이의 갈등은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의 신체적 고통의 크기와 유사하다는 것인데요, 뇌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나 갈등을 몸을 다쳤을 때와 똑같이 인식한다는 거죠. 인생에서 중요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세상은 그저 ‘이별’이라 부를 뿐인데, 마치 나의 존재가 부정당한 것 같은 절망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 주인공인 소녀는 아픈 마음을 병에 넣어둡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바다를 향한 신비로움으로 반짝거리던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의 곁에 있던 할아버지가 사라진 뒤 소녀는 마음이 아플까 봐 아픈 마음을 텅 빈 유리병에 넣어두기로 합니다. 마음을 병에 가둬두니 마음은 아프지 않았어요. 그 대신 별에 대한 관심도 사라졌고 세상을 향한 호기심도 잊었습니다. 마음을 가둬놓은 병은 점점 무거워졌어요.

 

▲ 아픈 마음과 마주하고, 돌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았던 시간은 다 거짓이었을까?’, ‘내가 그때 실수하지 않았더라면 헤어지지 않았을지도 몰라’라며 끙끙 앓지 않길 바랍니다. 당신이 지나온 과거는 당신의 인생을 옥죄는 저주가 아니기 때문이죠. '마음이 아플까 봐'에서 소녀는 결국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유리병에서 마음을 꺼내게 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빈 자리를 바로 자기 자신으로 채우지요. 괴로운 시간, 혼자가 된 시간은 나를 딸처럼 아들처럼 정성을 다해 돌볼 수 있는 시간이고요. 이럴 때일수록 나를 잘 먹이고 보살피는 게 중요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맛있는 걸 먹고, 좋은 노래를 듣고, 나에게 가장 좋은 것만 주려고 노력해 보세요.

Tip.
여기에 하나 더 “나는 태어날 때부터 사랑으로 태어난 사람이야” 하고 끊임없이 되새기세요.

 

▲ 개인적 상황에 맞는 책을 읽는 것은 큰 위로를 안겨줍니다.

어떠셨나요? 그림책이라고 해서 꼭 아이들만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한 권의 책이 훨씬 큰 위로를 안겨주기도 하죠. 이래저래 지치고 힘든 요즘인데요, 따뜻한 그림책과 함께 이 어려운 시간을 헤쳐나갈 힘을 든든히 충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