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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자의 심장을 울리는 배기음의 세계

▲ 있을 땐 그 소중함을 잘 모르지만, 막상 없으면 허전한 자동차 배기음!

자동차를 평가하는 감성적 요소 중 배기음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중저음으로 우렁차게 울리는 배기음은 스포티한 주행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고급 대형세단의 배기음은 듣기 좋은 음색으로 사용자에게 편안함을 주기도 합니다. 운전자의 발끝에 반응하며 가슴을 울리는 자동차 배기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자동차 배기음을 만드는 배기 시스템의 구조와 방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배기음, 어떻게 만들어질까?

 

▲ 배기음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관을 지나는 동안 여러 장치를 지나면 만들어집니다.

자동차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 중 가장 뚜렷하고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은 배기음입니다. 배기음은 엔진에서 배출된 배기가스가 배기관을 통해 빠져나오다가 마지막으로 거치게 되는 ‘머플러’라고도 부르는 소음기(Silencer)에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원래 소음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흐름을 조절해 적정 수준으로 음량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음기 내부에서 배기가스가 흡음재와 내부 관 등에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음파가 독특한 음색을 만드는데, 이것이 우리가 듣게 되는 배기음인 것이죠.

이 소음기의 역할과 위력은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자동차에서 소음기를 떼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큰 소리가 발생하여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불편함을 줍니다. 그래서 일반 자동차에서 소음기는 반드시 필요한 장치라고 할 수 있죠. 만약 여러분이 운행하는 자동차에서 다른 자동차와 달리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린다면 소음기의 고장일 가능성이 높으니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빠른 속도가 목표인 레이싱카의 배기음이 큰 이유는?

하지만 오직 잘 달리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소음을 줄일 필요가 없는 레이싱카에서는 소음기를 아예 쓰지 않거나, 배기 음량과 음색보다는 배기가스의 배출 효율에 중점을 둔 소음기를 장착합니다. 그래서 매우 큰 소리를 내는 것이죠. 결국, 소음기를 제거해서 배기 효율이 높아지면 자동차는 그만큼 빨라지지만 소리는 커지게 됩니다. 결국 자동차에 있어 ‘정숙성’과 ‘출력’은 양립할 수 없는 동전의 앞뒤와도 같은 것이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성능 차량은 굵고 우렁찬 배기음을 내고 있습니다. 각 제조사마다 차종마다 이 음색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때로는 자동차의 배기음 음색만으로 차량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소비자의 취향과 기호가 확실히 나뉩니다. 제조사에 따라 이 배기음색을 조율하기 위해 악기 회사와 협업을 하거나, 오케스트라와 소리를 만드는 등의 경우도 있어 종종 머플러를 악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가상으로 만들어내는 배기음,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 차 내부로 가상의 배기음을 만들어 소음은 줄이고 주행감성은 높이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자동차가 내는 배기음을 다듬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동차의 배기음은 관련 규제 때문에 소리의 양을 엄격히 조절해야 하고, 듣기 좋은 음색으로 다듬는데도 세밀한 구조적 조율이 필요합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도 강렬한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면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혹은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Electronic Sound Generator, ESG)’입니다.

 

▲ 벨로스터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기능이 처음으로 적용되었던 현대차입니다.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은 엔진 회전수와 토크(차축을 돌리는 힘), 속도 등 차의 주행과 관련한 상태에 맞춰 운전자의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들려주는 장치입니다. 실제 배기 장치의 작동과 별개의 가상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장치인 것이죠. 이 역시 차의 특성과 목적에 맞춰 어울리는 소리를 만들고 엔진의 작동감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성능 차에서는 달리기의 역동성과 박진감을 운전자와 탑승자가 즐길 수 있도록 강렬하고 박력 있는 소리를 낼 수 있게 조율합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2015년 출시된 벨로스터에 처음으로 탑재됐는데, 주행 상태에 따라 다이내믹한 엔진 음향을 스피커로 내보내는 기능이 젊고 스포티한 차량 감성과 어울려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죠.

배기음을 조절할 수 있는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

 

▲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은 배기음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장치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배기음은 소음 관련 규제 때문에 일정 수준의 음량을 넘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소음기가 낼 수 있는 강렬한 소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입니다.

 

소음기는 엔진 회전수나 부하에 따라 정해진 하나의 소리만을 낼 수 있는데, 머플러 내부에 배기가스가 흐르는 통로를 조절하는 장치를 달면 음색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평소에는 조용한 음색을 내다가도 스포티한 주행 감성을 내기 위해 강렬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죠. 이처럼 일반 머플러와 달리 음색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가변 배기 시스템’입니다. 이 장치는 벨로스터 N에 탑재돼 많은 사람들이 고성능 N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죠.

 

▲ 자동차 배기음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운전이 더 즐거워진답니다!

한때는 자동차가 내는 소리를 ‘소음’으로 규정하고 지우는 데만 집중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리는 도구’를 넘어서 ‘운전자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자동차에서 소리는 운전자의 감성을 만지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었죠. 자동차 곳곳에서 내는 소리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자동차의 감성적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최근 트렌드는 자동차가 요즘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인식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을 대체할 전동화 파워트레인 시대가 도래한다면 ‘배기음’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걱정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지만, 또 다른 방법으로 사람의 감성을 충족시킬 무엇인가가 등장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에게 배기음이란 어떤 의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