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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가방부터 콩고기 버거까지, 비건 라이프를 공유합니다

선인장은 멕시코에서 가장 찾아보기 쉬운 식물입니다. 섬유질이 풍부해 물을 주지 않아도, 건조한 아열대 기후에서 살아남기엔 최상이죠. 옛날 멕시코인들은 선인장에서 뽑은 섬유질로 옷을 지어 입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용의 혀를 닮은 선인장, ‘용설란’의 고향도 멕시코랍니다.)

 

▲ 멕시코 기업 ‘데세르토(Desserto)’는 선인장을 섬유화해 가죽을 생산합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본 특이한 가죽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멕시코 기업 ‘데세르토(Desserto)’의 선인장 가죽입니다. 이곳에선 선인장을 가루로 만들어 섬유화하는데 필요한 재료를 섞어 압축해 가죽을 만드는데요. 이걸로 가방도 만들고 신발도 만듭니다. 특히 만드는 과정에서 동물을 도살하지 않고 독성 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을 앞세웁니다. 선인장의 특성상 바람도 잘 통하고 탄력성도 좋아, 가죽을 대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죠.

 

▲ 멕시코 기업 ‘데세르토(Desserto)’는 선인장 가죽으로 가방을 만듭니다.

 

선인장 가죽 가방과 신발의 탄생은 비거니즘(채식주의, veganism) 움직임 가운데 하나입니다. 비거니즘은 말 그대로 채식을 뜻하지만, 그저 식습관으로 그치진 않습니다. ‘생명 존중’이란 가치관을 기반으로 동물 착취를 거부하죠. 비거니즘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가 주목하는 소비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선인장이나 폐타이어로 만든 가방을 둘러거나, 비건 화장품을 주문하고, 라쿤 털이 달리지 않은 옷을 고르는데요. MZ세대는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 변화를 몸으로 경험했고, 동물을 대하는 태도도 이전 세대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SNS에 공유하는 #나의비거니즘일기

 

▲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Save A Turtle’

비거니즘은 특정 지역만의 반짝 유행은 아닌 듯합니다. 스웨덴 16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며 타임지가 선정한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기후 변화를 위한 그의 등교 거부 시위에 세계 수많은 청소년도 동참으로 화답하고 있죠. 우리나라 MZ세대는 어떨까요? 대학내일20대연구소 <데이터 플러스-소비 식생활(4월)> 리포트에 따르면, Z세대의 36.1%는 식음료를 구매할 때 환경, 동물, 기부, 공정 무역 등 신념을 우선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MZ세대는 바다거북의 배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빨대에 경각심을 느끼며, 자기의 신념을 드러내는 굿즈를 소비하고 적극적으로 SNS에 인증합니다.

 

▲ 왼쪽부터 1. 인스타그램 #나의비거니즘일기 게시물 2. 인스타그램에 자기만의 비건 레시피를 소개하고 공유한 @tablexperiment

요즘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해시태그, #나의비거니즘일기. 비건들은 자기만의 채식 레시피와 채식 맛집 리뷰, 비건 화장품 사용 후기를 해시태그로 공유합니다. 마치 온라인 정식 모임처럼 비건들과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죠.

기업들도 반한 콩고기의 매력

 

▲ CES 2020에서 화제를 모은 대체육류 스타트업 임파서블 푸드의 ‘임파서블 버거’

기업들도 비건에 주목합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 래퍼 제이지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미국의 대체육류 스타트업 임파서블 푸드에 투자했다는 사실입니다.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기업은 단연 임파서블 푸드였는데요. 이 기업은 오로지 식물 단백질로만 만든 패티를 넣은 ‘임파서블 버거’로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밀, 감자 단백질, 식물 뿌리에서 추출한 헤모글로빈 속 ‘헴(heme)’ 성분으로 고기 맛에 가깝게 구현해 호평을 얻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롯데리아가 지난 2월 소스와 빵을 식물성 재료로 만든 ‘미라클버거’를 출시했습니다.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로선 첫 시도입니다.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 완전한 비건을 겨냥했는데요. 통밀과 콩 단백질을 조합해 고기의 식감을 재현하고, 달걀 대신 대두로 소스를 만들며, 불고기 엑기스와 마요네즈도 넣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들도 많은데요, 궁금하시다면 다음 페이지를 읽어보세요!

+ 온라인 인기 비건 브랜드 '마켓온오프'

 

▲ 마켓온오프에서 판매하는 후무스

모토는 ‘영양학 박사의 과학적인 데이터 식단’. 병아리콩을 삶아 만든 중동 지역의 디핑 소스인 ‘후무스’를 팔고 있습니다. 크래커나 셀러리, 파프리카에 후무스를 얹어 먹으면 별미! 오리지널, 시금치 맛, 단호박 맛, 올리브 맛 등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 온라인 인기 비건 브랜드 '베지푸드'

 

▲ 비건푸드에서 판매하는 채식 먹거리

비건 음식으로 식탁을 꾸려보고 싶으신가요? 이곳에선 여러 반찬거리를 주문할 수 있어요. 장조림, 만두, 콩불구이 등 콩고기로 만든 여러 비건 냉동식품을 맛보세요.

+ 온라인 인기 비건 브랜드 '해밀'

 

▲ 해밀에서 판매하는 비건 베이커리

 

비거니즘에 거부감이 있던 사람들도 맛있게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초코 카스텔라, 초코머핀, 잡곡 식빵, 비건카레빵, 쿠키 등이 준비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비건을 실천하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비거니즘에 투자하는 기업 활동을 알아봤습니다. 육류를 단번에 끊어버리는 급진적인 변화는 어렵겠지만, 저도 비건이 되는 것을 목표로 일상을 조금씩 바꾸려 하고 있답니다. 삼겹살 회식에선 까다로운 별종으로 비칠 수도 있을 테고 육류를 즐기는 미식가에겐 미운털이 박힐지도 모르는 일이죠. 하지만 우리가 발 딛고 선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려는 작은 발걸음으로 이번 주말엔 비건 쿠키부터 도전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