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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취미 3대장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 무엇이 똑같을까?

비용이 들어도 유독 끊기 힘든 취미가 있습니다.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가 대표적이죠. 이들의 공통점은 폼이 난다는 점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 그리고 장비 업그레이드가 없으면 이내 싫증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점들은 장난감의 본질이기도 한데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째서 이 세 가지 어른들의 장난감에 환호하는 걸까요?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1. 로망이 있다

 

▲ 자동차와 카메라 오디오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로망이 됩니다.

자동차와 카메라, 오디오는 기계입니다. 기계는 모두 본래의 목적을 갖고 태어나죠. 처음엔 이동을 위해, 기록을 위해, 소통을 위해 실용적인 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 마치 마술처럼 변한 지금은 어떨까요? 명쾌한 논리로 정밀하게 작동하는 기계가 인간의 욕망을 쉼없이 자극합니다. 기계를 통해 인간의 불완전성을 보상받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죠. 감정 없는 기계가 인간의 눈과 귀, 신경을 자극하며 감성을 마구 건듭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애칭을 붙여줄 정도로 이 기계에 애착합니다. 특히 자동차에 애칭을 붙이는 운전자가 많습니다.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워 보이는 남성 운전자가 친근한 목소리로 자동차에게 말을 거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사실 자동차나 카메라, 오디오에 꽂히는 건 남녀노소를 불문합니다. 하지만 과거엔 주로 부유한 일부만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가질 수 없으니 로망이 되고, 원하는 마음도 커질 수밖에 없었겠죠.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를 갖길 원하고, 사랑하는 순간부터 이들은 하나의 단순한 기계에서 벗어나 감성적 도구로 변모합니다.

2. 깡패가 있다

 

▲ 자동차와 카메라, 오디오는 모두 소유욕의 대상이 되는 하이엔드가 있습니다.

자동차와 카메라, 오디오에는 소위 ‘깡패’가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이엔드’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군요. 하이엔드는 최고 품질, 최고 성능, 혹은 최신의 사양을 갖춘 물건을 뜻하는 말입니다. 가격에 상관없이 최상급을 고집하는 것 역시 하이엔드입니다. 전체 제품군을 이끄는 우두머리급 제품에는 특별히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죠.

흔히 자동차는 ‘배기량이 깡패’, 카메라는 ‘판형이 깡패’, 오디오는 ‘출력이 깡패’라고 말합니다. 볼륨이 큰 유닛(기계)에서 좋은 성능이 나온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인데요, 영화 <매드맥스>에서 워보이들이 V8을 찬양하는 이유도 그래서겠죠. 1970~1980년대 미국에서 도로 위에 기름을 버리고 다닌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고배기량 머슬카가 거친 남자의 상징이 됐던 이유도 마찬가지겠고요.
물론 요새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파워가 커지는 추세입니다. 자동차는 배기량보다 주행성능과 편의사양, 디자인에 주목하고 있으며, 카메라는 이미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가 다양한 기능을 가진 어플리케이션과 함께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오디오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가 기본 재생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서 음질보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3. 끝이 없다

 

▲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는 급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파워가 커지고, 대체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자동차와 카메라, 오디오는 업그레이드를 거듭해 나갑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도 그 추세에 따를 수밖에 없죠. 1년에도 수없이 많은 제품이 나오고, 작년에 샀던 물건은 어느새 구형이 되어 있습니다. 소비자 역시 더 좋은 성능을 향해 나아가기 마련입니다. 사고팔기를 거듭하기 때문에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는 중고거래가 가장 활발한 시장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보유한 장비를 다운그레이드하는 일은 흔하지 않죠. 업그레이드는 못 느껴도 다운그레이드는 확 느껴지니까요. 말 그대로 업그레이드에는 끝이 없습니다.

게임 스테이지를 깨는 것처럼 점점 명품에 가까워지는 재미도 있습니다. 보통 업그레이드를 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체급을 키우거나 브랜드를 교체하는 것입니다. 체급을 키우는 건, 자동차로 예를 들면 베뉴에서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까지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카메라의 경우 1인치 센서에서 마이크로포서드, 크롭, 풀프레임, 중형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를 교체하는 건 고급 제품을 내놓는 상급 브랜드로 갈아타는 것입니다. 자동차는 제네시스와 같은 고급브랜드로 교체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카메라 역시 캐논, 니콘, 소니에서 라이카로 넘어가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4. 기둥뿌리가 없다

 

▲ 스피커 한 세트에 9,990만 원인 뱅 앤 올룹슨 베오랩 90 스피커입니다.

계속되는 업그레이드는 결국 소유자의 기둥뿌리를 뽑을 지경까지 가기도 합니다. 자동차나 카메라도 물론 그렇지만, 제대로 빠지면 오디오만큼 기둥뿌리 뽑기 좋은 취미가 없죠. 수천만 원대에서 수억 원대 오디오 시스템을 로망으로 품는 애호가들이 많죠. 오죽하면 점점 업그레이드되는 오디오 시스템의 품격에 맞추기 위해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해 청음실을 따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할 정도니까요. 남편이 오디오필(오디오 애호가)이라면 오히려 더 좋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수입의 대부분이 오디오로 들어가기 때문에 비자금을 100%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술 마실 돈도 아까워 밖으로 새지 않는다는 점, 비싼 오디오 시스템에 먼지라도 앉을까 무서워 매일 청소한다는 점 등이 그 이유입니다.

5. 클래식이 있다

 

▲ 자동차와 카메라, 오디오 모두 긴 역사만큼 빛나는 클래식이 있습니다.

모든 취미가 그렇다시피 위로 갈수록 작은 차이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특히 자동차와 카메라, 오디오는 더 심하죠. 이 과정에서 많은 애호가가 빈티지(클래식)에 눈을 돌리기도 합니다. 클래식은 그 자체로도 가치 있으니까요.

자동차의 경우 10년쯤 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도 올드카 열풍을 이끌고 있는 리스토어 시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자동차도 좋지만, 자동차 자체의 품격과 기계적 속성에 대한 매력이 클래식 자동차의 가치를 높이고 있죠. 빈티지 자동차에 대한 로망 때문에 간단한 정비를 배우는 운전자도 늘고 있습니다. 부품은 해외 직구를 통해 직접 갈아 끼우면서 비용을 아끼지만, 이런 과정도 역시 그들에게는 즐거움입니다.

카메라 역시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필름 카메라를 다시 들이면서 필름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카메라들이 1억 화소를 넘는 스펙을 자랑하면서 제아무리 하이테크를 강조해도 배터리 하나 들어가지 않는 완전 수동의 투박한 필름 카메라에 대한 열망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필름을 현상하는 번거로움과 인화된 사진에 보이는 거친 그레인(필름 특유의 입자 질감) 조차도 필름 카메라 애호가 사이에서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오디오 시장에서도 역시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듯한 맑은 Hi-Fi 음질보다 LP의 노이즈 섞인 거친 음질이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기나 군용 방송 장비에 사용하던 진공관, 극장이나 방송국용 스피커와 변압기, 콘덴서, 믹서를 비롯한 아날로그 음향 기계가 이베이와 같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죠. 남들 눈에는 한낱 고물처럼 보일지도 모를 부품이 상상을 초월하는 값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6. 사람이 있다

 

▲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는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길 때 더 즐겁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 위해 자동차와 카메라, 오디오에 입문했다가 관심이 커지면 어느새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의 단계에 들어섭니다. 덕질이 즐거운 이유는 사람에서 비롯합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남들은 모를 자동차 출력, 카메라 AF 성능, 스피커 소리의 차이에 대해 논하죠. 비슷한 걸 좋아하는 사람끼리 의견을 나누는 건 꽤 즐거운 일입니다. 내가 모르던 세상을 알게 하고, 감고 있던 다른 사람의 눈을 뜨게 만들 수도 있죠. 여러분은 어떤 취미가 있나요? 조금은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매력적인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의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