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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비 올 때 항상 켜야 하는 것들

본격적인 장마로 어제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자동차 운전중 굵은 빗방울이 앞 유리를 때리면서 시야를 방해하고, 창 가장자리에선 조금씩 김이 서리기 시작하죠. 도로는 온통 젖어 미끄러질 위험이 크고, 차선은 빗물에 잠겨 잘 보이지 않습니다.

비 오는 날은 운전에 주의하세요

 

▲ 비 오는 날은 평소보다 교통사고 위험과 사망 확률이 커집니다.

2018년 도로교통공단이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으로 조사한 5년간 ‘기상 상태별 교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8.75%가 비 오는 날 교통사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우천 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의 32.2%는 여름철인 6~8월에 발생했죠. 그래서 여름철이면 뉴스에서 장마철 교통사고 소식이 부쩍 늘어나는 것을 접할 수 있습니다.

 

▲ 비 오는 날 켜 둬야 할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여름철이면 장마철 안전운전법을 다룬 뉴스와 콘텐츠가 우후죽순 쏟아집니다. 평상시보다 20~50% 감속 운행,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평소보다 2배 이상 차간거리를 확보하고, 수막현상을 대비해 타이어 공기압을 체크하고,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 제동하기 등을 얘기합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켜 두는 것만으로도 비 오는 날 안전운전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자동으로 김 서림을 제거하는 '오토 디포그'

 

▲ 비 오는 날에는 창문에 김이 서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비 오는 날은 습도가 높아 자동차 창문 김 서림이 유난히 심해집니다. 순식간에 창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고, 흐려지면서 운전자의 시야를 빼앗죠. 김 서림은 물리적으로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전면 유리는 공조로, 후면 유리는 열선으로 습기를 제거하는 ‘디포그(Defog)’기술이 이미 개발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가 습기 제거 장치를 조작하는 게 미숙하여,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생기곤 했습니다.

 

▲ 오토 디포그가 켜지면 앞 창문 쪽으로 바람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오토 디포그 시스템(Auto Defog System)'은 바로 이러한 불편을 덜기 위해 개발된 기술입니다. 창문 습기 제거 장치를 운전자가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한 것이 이 기술의 핵심입니다. 오토 디포그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은 백미러 옆에 부착된 내장 습도 감지 센서가 차 실내 온도와 외부 기온을 비교해 창의 흐림이 발생하는 습도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공조를 작동해 김 서림을 미연에 방지합니다. 시야 방해나 복잡한 공조 조작을 걱정할 필요 없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기술이죠.

물기를 말려서 없애는 사이드 미러, 후면 유리 '열선'

 

▲ 사이드 미러와 후면 유리에 김이 서리면 'REAR'라고 적힌 버튼을 누르세요.

김 서림은 전면 유리에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습한 날이면 후면 유리에도 김이 서려 후방 시야를 방해합니다. 자동차 외부에 있는 사이드 미러 역시 빗방울이나 김 서림으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죠. 그럴 땐 후면 유리 열선 버튼을 눌러 열선을 작동시키세요. 버튼에 불이 켜지면 작동 중이라는 뜻이고, 열선을 중심으로 서서히 습기가 제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동시에 사이드 미러 열선 기능도 함께 작동합니다. 사이드 미러에 맺힌 물방울을 증발시키고, 습기를 서서히 제거하죠. 혹시 깜빡하고 안 끄면 어쩌나 걱정하지 마세요. 작동 후 20분이 지나거나 시동을 끄고 켜면 자동으로 기능도 멈추니까요.

 

▲ 열선을 따라 습기가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빗길 미끄러짐을 예방하는 '차체자세제어장치(VDC)'

 

▲ 차체자세제어장치는 안정적인 주행을 돕습니다.

비 오는 날엔 평소보다 천천히 달리고, 앞차와 간격을 넓히라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수막현상 때문입니다. 수막현상이란 비 때문에 물이 계속 고인 노면 위를 고속으로 주행할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물의 막이 형성되는 현상입니다. 바퀴가 노면을 제대로 접지하지 못한 채 물 위에 뜬 상태로 움직이게 되는 거죠. 당연히 수막현상이 생기면 제동거리는 늘어나고, 차는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해 사고의 위험도 커집니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는 바퀴와 운전대, 가속페달 등에 부착된 센서가 차량의 방향, 운전대의 움직임, 바퀴의 회전을 비교해 미끄러짐이 예상되면 엔진 출력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각 바퀴에 필요한 힘과 제동력을 분배해 접지 능력을 높이죠. 차체자세제어장치가 제동거리를 더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젖은 노면에서 주행 안정 성능을 높이는 것은 확실하죠. VDC를 켜 두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수막현상이 발생한다면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눠 밟아 제동하고, 엔진브레이크를 걸어 서서히 제동하는 것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비 내리는 정도에 따라 속도를 바꾸는 '레인 센서 와이퍼'

 

▲ 와이퍼 모드를 AUTO에 놓으세요. 자동으로 빗물을 닦아줄 겁니다.

예전에는 비 오는 날 터널에 들어가면 와이퍼를 끄고, 나올 땐 다시 와이퍼를 켜는 게 익숙했습니다. 또한, 빗물 변화에 따라 운전자가 직접 와이퍼 속도 조절 레버를 움직여야 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레인 센서 와이퍼 덕분이죠. 레인 센서 와이퍼는 비 내리는 양에 따라 와이퍼가 움직이는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운전자가 따로 조작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빗물을 닦아내는 기능입니다.

 

▲ 제때 와이퍼로 닦지 않아 유리에 빗물이 고이면 시야를 방해해 사고 위험이 높아집니다.

'레인 센서 와이퍼'가 작동되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자동차 앞 유리창 상단 중앙에 센서가 하나 있습니다. 이 센서는 적외선을 발사해 유리창에 부딪쳐 다시 돌아오는 사이의 파장을 감지합니다. 유리창 바깥에 빗물이 많이 고여 있으면 난반사가 일어나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와이퍼를 작동하죠. 이때 센서는 빗물의 양까지 판단해 와이퍼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합니다. 레인 센서는 직경 0.4㎜의 아주 작은 빗방울도 감지할 수 있으며, 투과율을 스스로 보정할 만큼 정교합니다. 레인 센서 와이퍼는 항상 켜 두는 게 좋지만, 자동 세차할 때 갑자기 와이퍼가 작동하거나, 겨울철에 얼어 있는 상태로 움직이면 파손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내가 여기 있음을 알려주는 '라이트'

 

▲ 비 오는 날에는 반드시 전조등을 켜야 합니다.

빗길에서 운전할 때 전조등 점등은 사고를 예방하는 데 가장 손쉽고 효과 높은 방법입니다. 도로교통법 제37조에 따르면, 안개가 끼거나 비 또는 눈이 올 때 전조등을 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전조등을 켜고 운전하면 다른 자동차나 보행자의 위치를 쉽게 알 수가 있고, 나의 위치를 알려 주기 때문에 사고율이 17%나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안개등은 전조등보다 투과성이 높고 조사 각도가 넓습니다.

흔히 안개등으로 불리는 보조 전조등은 보통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전조등 아래 범퍼 쪽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 또는 안개가 많이 끼는 날에 전조등과 함께 사용하죠. 안개등은 전조등보다 투과성이 높고 빛의 조사 각도가 넓어 어두울 때 보행자 존재를 확인하는 데 좋습니다. 물론 마주 오는 자동차 운전자가 내 차의 위치를 쉽게 확인하도록 하는 역할도 하죠. 하지만 날씨가 좋을 때 안개등을 켜면 투과성이 높은 특징 때문에 반대 차선의 운전자에게 눈부심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날씨가 흐릴 때만 켜 두는 게 좋습니다.

 

▲ 비 오는 날 항상 켜 둬야 하는 것들, 절대 잊지 마세요!

지금까지 비 오는 날이면 필수로 켜 둬야 할 자동차 기능들을 알아봤습니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엔 걷기 싫어 자동차를 이용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 어려워진 운전 때문에 어쩌지도 못하고 당황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죠.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3년간 빗길 교통사고 중 장마철 교통사고 발생 건수 비중이 연평균 18% 증가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엔 필요한 기능을 켜 두고, 반드시 안전운전해야 하는 것, 절대 잊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