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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MBA 진학 대신 선택한 창업의 길, 영현대 출신 창업가 박의규가 20대에게!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 / 영현대 3기

Intro : 저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현대 3기로 활동했던 박의규입니다. 영현대를 통해 2005년에 인도에 취재를 다녀왔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렇게 글을 쓸 기회까지 얻게 되니 뿌듯하네요. 저는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기업에서 경영전략 관련 업무를 하다가 2013년에 ‘주식회사 오픈갤러리’라는 회사를 창업해서 현재까지 대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픈갤러리는 국내 인기 화가의 그림 원화(원작)를 개인과 법인 고객 대상으로 대여해 주고 3개월마다 교체해주는 그림 구독(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셨겠지만,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창업이 많은 분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시대이기에 ‘창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글을 쓰는 것도 고민했었는데, 이 글을 읽는 분들 (20대)에게 창업이라는 진로가 일반적인 길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20대를 보내면서 진로와 관련해서 어떤 고민들을 했는지, 졸업 후 사회 초년생에서 현재 창업가의 길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선택의 순간들에 대해 알려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의 시작점이 되는 학부 졸업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전이긴 하지만 최대한 그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식회사 오픈갤러리의 대표로 힘차게 뛰고 있습니다.

사회에 뛰어들다 : 나에 대한 고민에 빠지다

경영학을 전공했던 저는 재무, 회계, 마케팅, 전략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지식을 쌓았지만 어떤 진로가 맞는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직접 경험해봐야 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케팅, 광고, 경영전략 관련 인턴쉽 경험을 했고, 주식투자 동아리를 통해 재무/회계에 대한 경험을 쌓기도 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금융위기가 발생하게 되면서 구직 자체가 어려워졌고, 제가 진로를 선택하기보다는 제가 가진 선택지 중에서 가장 나은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죠. 이에 학부 졸업 후 경영전략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반드시 제가 그 업무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린 나이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우수한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즐거움과 큰 배움, 그리고 이후 다양한 영역으로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서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입사 후 몇 해 동안 정말 즐겁게 일을 했습니다. 큰 회사들의 신사업 전략이나 M&A전략 등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있었고,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동안 일을 하면서 회사 동료들이 선택하는 MBA를 다음 단계로 생각했었습니다. 딱히 어떤 목적이 있었다기보다는 제가 다니던 회사, 그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밟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죠. 그러다 어느 순간, 정말 그 길이 저에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MBA 과정은 이후 커리어를 위한 중간 징검다리 역할의 의미가 큰데, 그 이후 쌓게 될 커리어의 방향이 제가 원하는 삶과는 간극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그러면서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을 결심하다 : 나는 왜 창업을 했는가?

 

기존 커리어를 이어가는 것 대신 새로운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기존에 쌓아온 안정적인 커리어를 포기해야 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감 하나를 무기로 베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인생에서 2-30년을 더 일한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 지난 커리어를 포기하는 것은 어쩌면 앞으로의 인생을 위한 가치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생활을 5년 이상 경험한 이후 진로에 대한 선택을 마주했을 때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나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나는 금전적인 부유함을 얼마나 원하는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을 쓰는 사람인지 아닌지, 혹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 등이었죠. 그러면서 기존 커리어와 더불어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게 되었고 스스로에 대한 답을 하나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빠른 승진과 연봉 상승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본질적으로 내가 노력해서 만들어낸 산출물이 의미 있는 영향력을 펼쳐낼 때 더 큰 보람과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 도전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치열한 고민을 통해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저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창업을 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 친한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창업의 다양한 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창업에 대한 제 나름의 ‘정의’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정의했던 ‘창업’에는 아래와 같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첫째, 자본주의가 진화할수록 많은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문제를 정부가 모두 해결할 수는 없는데, 기업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측면.
둘째, 자본주의에서 직업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갖는 의미가 큰데 그 직업을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창업이라는 점.
셋째, 돈이라는 것은 어떻게 버느냐에 따라서 같은 금액이라도 그 가치가 다른데, 다양한 선택지 중 창업으로 돈을 버는 것이 사회적인 가치를 가장 크게 만들어 낸다고 생각되는 점.

저는 이와 같은 부분들이 저라는 사람과 잘 맞다고 생각했고,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결심을 하고 나니 걱정이 사라졌고, 미련 없이 회사를 그만둘 수 있었죠.

창업을 결정했을 당시의 상황과 주변의 반응

 

저조차도 일반적이지 않았고 생소했죠.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기존 회사에서 승진도 빠르게 하고 있고, MBA 과정에 대한 비용까지 지원해주는데 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려고 하냐”, “결혼도 하고 첫 아이가 돌잔치를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가장으로써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다” 등 전반적으로 호의적이지 않았죠. 더불어 제가 창업을 하려고 했던 미술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습니다. “미술계에서 창업해서 성공한 회사를 본 적이 있느냐?”, “사람들이 그림을 잘 사지도 않는데, 누가 빌리겠느냐?”, “나라면 그런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90% 이상이었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했던 것 같습니다. 기존에 다니던 회사에서 좋은 조건의 연봉과 유학 기회가 보장되어 있었던 반면, 제가 선택한 길은 성공할 확률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상식적’으로 생각했다면 창업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선택에 자신감을 가지고 창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에 도전하고 계신 분들에게!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

 

저에게 영현대 3기 활동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고, 지금까지도 깊은 유대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 중 기자로 활동하고 계신 한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는데,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는 말이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그람시’라는 철학자가 한 말인데, 창업에 도전하면서 떠올린 적이 많았던 문구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창업을 결심하고 ‘오픈갤러리’라는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의 소수 지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많은 분들이 서비스를 좋아해주시고, 최근 들어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7년보다 앞으로의 7년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죠. 창업에 도전하고 계신 분들도 비록 지금 주변의 반응이 좋지 않다고 해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의지를 가지고 노력을 기울인다면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한 덕분에 오픈갤러리를 지금까지 잘 이끌어 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창업에 모두가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너무나도 힘든 길이고, 창업자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창업에 뜻이 있는 후배님들에게는 경험을 쌓은 뒤에 도전하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나름대로 많은 경험을 쌓고 창업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정말 경험이 부족했었고, 그로 인해 동료와 임직원들에게 많은 고생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1년 동안 생기는 회사 중 90% 이상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창업은 ‘평균’이 ‘실패’인 영역이고 관련 경험이 없다면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해 실패할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20대에 선배 창업자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3~5년 정도 경험을 쌓고, 30대 초중반에 창업하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선배 창업자의 옆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서 본인의 창업에 도움되는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로를 고민 중인 20대들에게

 

▲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정한 후에는 의지를 가지고 도전해보세요.

20대 시절을 돌이켜보면 진로 선택이 정말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는데, 무엇을 열심히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은 정말 어려웠죠. 특히,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선택을 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친구나 선배들이 좋다고 하는 회사, 부모님이 좋다고 하는 회사, 학생들 대상으로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를 ‘내가 선호하는 회사’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은 입사한 후 2-3년이 지나면 ‘후회’로 바뀌게 되고, 소중한 시간 2-3년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곤 합니다. 인생에서 소중한 20대를 남을 의식하며 보내지 마시고, 많은 고민을 하신 다음 내가 진짜 원하는 진로를 선택해서 의미있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치열한 고민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