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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파리에는 루브르, 프랑크푸르트엔 박물관 거리!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임예은 입니다.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지금은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현지에서 보고 느낀 것을 전하려고 합니다.
“프랑크푸르트, 뭐가 유명해?” 프랑크푸르트로의 교환학생 학기가 확정된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프랑크푸르트는 유럽 교통, 금융의 허브인 유명한 도시지만 그것 외에는 답이 선뜻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단순 경유지로 들를 뿐 관광지로는 찾지 않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 곳에 거주해보니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박물관 거리를 소개할까 합니다.

박물관 거리 (Museumsufer)

 

▲ 프랑크푸르트 박물관 거리는 마인강변을 따라 쭉 이어집니다.

프랑크푸르트는 도시 전역에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도시를 관통하는 마인강의 남쪽에 여러 박물관이 줄지어 있는데요, 이 거리를 Museumsufer, 즉 박물관 강변(또는 거리)라고 칭합니다. 가까운 U-Bahn(독일의 지하철)역인 Schweizer Platz에서 내리면 박물관 거리에 잘 찾아왔다는 듯 박물관의 사진들과 지도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 Schweizer Platz역에는 박물관 벽화들이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후 프랑크푸르트는 '삭막하고 돈밖에 모르는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습니다. 문화, 예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 도시를 변화시키기 위해 1970년대 문화 행정관이었던 Hilmar Hoffmann이 박물관 거리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20년에 걸쳐 기존 박물관들을 확장하고, 새로운 박물관을 건축하고, 거리를 정비하면서 박물관 거리가 만들어졌고 프랑크푸르트는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박물관 거리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직접 방문해보니 2-30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예스러웠습니다. 사실 박물관 거리는 원래 별장들이 많던 지역이었는데, 이 별장들을 개조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박물관 거리에 영화, 통신, 수공예, 건축 등 컨셉을 나눈 소규모 박물관 여러 개가 위치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파리의 루브르, 퐁피두 센터 같은 대형 종합 박물관과는 또 다른 친근감이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요. 저는 박물관 거리에 위치한 여러 박물관 중 두 곳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슈테델 미술관

 

▲ 슈테델 미술관은 박물관 거리를 대표하는 장소입니다.

수많은 박물관 중 가장 유명한 슈테델 미술관에 먼저 방문했습니다. 슈테델 미술관은 은행가이자 기업가, 미술 수집가였던 프리드리히 슈테델이 수집해온 많은 그림과 자신의 집을 재단에 기증하며 탄생하였습니다. 슈테델의 기증에는 조건이 붙었는데, 1. 미술관을 시민에게 개방할 것, 2. 지속적으로 소장품을 증가시킬 것, 3. 젊은 예술가를 교육하고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좋은 예가 아닐까요?

 

▲ 이곳에도 코로나19를 대비한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독일도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와 관련된 안내문을 문 앞에서 볼 수 있었어요. 또한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의 제한이 있었고,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해야 했습니다.

 

▲ 슈테델 미술관의 내부입니다.

중세 미술부터 현대 미술까지 방대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는 만큼, 둘러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힘이 들 때는 미술관 곳곳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잠시 쉬어가며, 교양 시간에 배운 지식을 총동원해가며 관람했답니다.

조각박물관

 

▲ 조각박물관(리비히 하우스)에는 아름다운 정원도 있어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조각박물관은 리비히 남작의 집을 개조해 만들어 ‘리비히 하우스’라고도 불립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숲속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원 한쪽에 있는 카페에서는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며 책을 읽거나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은 정원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습니다. 이런 여유로움과 자유로운 분위기가 대형 박물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소규모 박물관의 매력 아닐까요?

박물관 거리 패스 (Museumsufer Ticket)

 

▲ 박물관 거리 패스를 활용하면 다양한 박물관 입장권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 박물관을 여러 개 방문하면 입장료가 부담스러울 수 있겠죠? 박물관을 이틀 동안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박물관 거리 패스가 입장료 고민을 해결해줍니다. 패스를 활용하면 박물관 거리에 있는 10여 개의 박물관을 포함해 프랑크푸르트 곳곳에 있는 박물관 37곳의 입장이 가능한데요, 각 박물관의 입장권을 수집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입장권엔 사진처럼 각 박물관별 특징이 나타나 있거나 진행 중인 특별 전시회를 설명하는 디자인이 수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 박물관 거리 패스로 입장할 수 있는 박물관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거리 패스 가격 (2020년 5월 기준/가격 변동 가능)
성인 21€(한화 약 28,800원)
학생 12€(한화 약 16,400원)
슈테델 미술관 입장료가 14€(성인 기준 / 한화 약 19,200원)이기 때문에, 이곳을 포함해 두 곳 이상의 박물관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패스를 추천합니다. 특히 학생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가성비 최고죠! 독일의 학생 할인은 대학생에게도 적용되는데요, 학생증을 꼭 소지해야 합니다.

 

▲ 마인 강 북쪽에 위치한 쉬른 미술관의 전경입니다.
▲ 카리카투라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만화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마인강 북쪽의 구시가지 주변에도 많은 박물관이 있습니다. 현재 프리다 칼로전을 하고 있는 쉬른 미술관이나 만화를 주제로 하는 카리카투라 박물관처럼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곳들이 많으니, 패스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세계적 문호 괴테가 거주했던 도시답게, 괴테 생가와 박물관도 패스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 매년 여름이 되면 박물관 강변 축제가 개최됩니다.

접근성이 좋은 중심지에 다양한 박물관이 있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축제나 행사들이 프랑크푸르트를 더욱 문화 친화적인 도시로 만들고 있습니다. 매년 봄이 되면 오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특별전시를 진행하는 박물관의 밤 행사가 있고, 여름에는 마인 강변에 20개가 넘는 무대를 설치해 다채로운 문화 공연을 하는 박물관 강변 축제가 개최됩니다.

앞에서 얘기했던 Hoffmann이 박물관 거리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내세운 모토는 “Culture for All”입니다.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아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프랑크푸르트의 박물관 문화는 그의 모토를 지금까지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쉽게 외국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신다면 문화와 예술의 도시 프랑크푸르트의 박물관 거리를 한 번 찾아보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