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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카느낌 이미지 보정법!

요새 필름 카메라 많이 보이죠? 필름을 넣고, 찍고, 현상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필카’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유가 뭐일까요? 단순한 ‘뉴트로’ 열풍을 넘어 필름만이 주는, 디지털은 감히 좇을 수 없는 감성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사진으로 필름의 감성을 따라갈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하지만 어도비 라이트룸(어도비의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조금이나마 필카 감성을 흉내라도 낼 수 있습니다. 흔히 아날로그 필름을 현상하는 어두운 방을 암실 즉, ‘다크룸’이라고 부르는데, 암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디지털로도 가능하도록 보정, 현상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라이트룸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아그파, 후지, 코닥의 대표 필름 느낌을 라이트룸으로 비슷하게 만드는 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차분하고 부드럽게 '아그파 비스타 400'

 

 

아그파는 1867년 독일 베를린에서 약품사로 시작한 필름 메이커입니다. 지금은 파산했지만, 과거 후지, 코닥과 함께 세계 3대 필름 업체로 불렸죠. 특히 아그파 비스타 필름은 유럽인들 감성에 맞게 차분하고 부드러운 색감이 돋보입니다. 햇빛이 강할 때는 살짝 물 빠진 아쿠아 빛이 돌기도 하죠.

 

 

먼저 기본 보정입니다. 명부(밝은 부분)는 조금 낮추고, 암부(어두운 부분)는 같은 수치로 높여주세요. 사진 노출 수준에 따라 수치는 적당히 조율해주세요. 이어 흰색을 조금 낮추고, 검정을 그 반만큼 올려줍니다.

 

 

다음은 톤 곡선입니다. RGB 채널은 경사가 완만한 S자 곡선을 그립니다. 이때 최대 암부는 높이고, 최대 명부는 낮춰서 살짝 물 빠진 느낌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빨강, 초록, 파랑 채널은 각각 RGB 채널보다 살짝 가파른 S자를 그리도록 조정해줍니다.

 

 

아그파 비스타 필름 특유의 물 빠진 아쿠아 빛 느낌을 주기 위해 어두운 영역의 색조를 살짝 푸른 빛이 돌도록 조정합니다. 색조는 200, 채도는 10 정도가 적당합니다.

 

 

필름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그레인을 넣어줘야 합니다. 그레인이란 사진에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입자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사진에서의 노이즈는 부정적 의미가 강하지만, 필름에서는 그레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죠. 이 감성적 느낌의 그레인 때문에 일부러 필름 사진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완성된 아그파 비스타 400 필름 느낌의 보정 이미지입니다. 필름 감성이 느껴지나요?

 

화려하고 진한 색감 '후지 벨비아 50'

 

 

일본 대표 필름 회사인 후지의 벨비아 50은 대표적인 포지티브 필름으로 화려하고 진한 색감을 자랑합니다. 붉은색과 녹색이 강조되는 색감 때문에 인물을 찍으면 적진에서 막 돌아온 관우처럼 얼굴이 붉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풍경 사진에서는 극강의 색감을 보여주죠.

 

 

먼저, 명부와 암부를 조금씩 낮추고, 흰색과 검은색은 비슷한 수치로 높여서 진득한 느낌이 들도록 해줍니다.

 

 

톤 곡선은 빨강, 초록, 파랑 채널을 조정합니다. S자 곡선으로 가파르게 만집니다. S자 곡선은 암부를 더 어둡게 하고, 명부를 더 밝게 만들어서 진득한 색감으로 만들어줍니다. 반대로 암부를 높이고, 명부를 낮추면 물 빠진 듯한 색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벨비아 필름은 빨강과 초록을 강조합니다. 채도를 높여주면 좀 더 따뜻하고 포근한 색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후지 벨비아 필름은 진득한 색감이 특징입니다. 비네팅을 넣어 주기로 하죠. 비네팅 현상은 사진 외곽 부분이 어두워지는 그늘 현상을 뜻합니다. 전문적으로는 주변부 광량 저하 현상이라고 일컫죠. 사실 기술적으로만 따지면 비네팅은 없는 게 좋습니다. 풍경사진을 찍을 땐 조리개를 조여 비네팅을 막죠. 하지만 감성적으로는 이만한 게 없습니다.

 

 

보정을 마친 후지 벨비아 50 필름 톤의 이미지입니다. 어떤가요? 진득하고 따뜻한 색감이 매력적이지 않나요?

 

개성 있는 발색 '코닥 울트라맥스 400'

 

 

코닥 울트라맥스 400은 미국의 필름 업체 코닥에서 만든 컬러 네거티브 필름입니다. 다소 거친 그레인과 노란 발색이 특징입니다. 다만 취향이 갈리기도 합니다. 다소 우중충한 색감이 진중한 느낌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일부 사진가는 칙칙하고 물 빠진 색이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하죠.

 

 

명부와 흰색 계열을 줄이고, 1/4만큼 암부와 검정 계열을 높여 살짝 물 빠진 색감을 만듭니다.

 

 

톤 곡선은 RGB 채널과 빨강, 초록, 파랑 채널 모두 완만한 S자 곡선으로 만듭니다. 다만, RGB 채널은 최대 암부를 높이고, 최대 명부를 줄여서 살짝 워싱한 느낌이 들도록 조정해줍니다.

 

 

광량에 예민한 필름이기 때문에 그레인의 거친 정도를 다소 높게 설정합니다. 울트라맥스 필름은 밝은 데에서 찍으면 화사하게 보이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거친 입자가 많이 느껴집니다. 비네팅도 조금 줍니다. 조리개를 크게 열고 빠른 셔터스피드로 찍었으니, 디지털 보정이 없다면 광량 저하가 생기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흔히 코닥 울트라맥스 필름으로 찍으면 마치 블루라이트 필터를 씌운 것처럼 황달기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필름을 좋아하는 사진가들은 따뜻한 색감이라며 포장하기도 하죠. 이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보정 창에서 색조를 왼쪽으로 조금 옮겨줍니다. 그리고 빨강 색조를 주황에 가깝게 만들고, 채도는 올립니다. 반대로 파랑은 색조와 채도 모두 아래로 약간씩 당겨줍니다.

 

 

코닥 울트라맥스 400 필름 느낌의 사진이 완성됐습니다. 커피가 더 맛있어 보이는 건 색감 때문이겠죠?

잘 보셨나요? 필름 카메라나 필름의 선택폭이 전처럼 넓지 않은 요즘, 그 감성이 그립다면 새로운 기술의 힘을 빌려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