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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소로 가는 자동차, 그 ‘처음의 역사’

수소로 가는 자동차는 누가 처음 개발했을까요? 처음으로 양산에 성공한 제조사는 어디일까요?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수소차 시대, 그 ‘처음의 역사’를 살펴봅니다.

 

▲ 넥쏘 같은 수소차는 어릴 땐 생각도 못 한 자동차였습니다. 수소가 무엇인지도 몰랐으니까요.

 

어릴 적 우리 주변을 채우던 자동차는 모두 휘발유나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기름으로 가는’ 자동차였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전기로 가는 자동차가 세상에 등장하고 빠르게 보급되더니, 이제는 수소로 가는 자동차까지 도로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죠. 불과 20년도 안 돼 벌어진 일들입니다. 전기차로도 부족하다는 듯 빠르게 다음 미래를 내다보고 내달리는 자동차 기술을 보면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차 다음 뒤를 잇기 위해 등장한 차세대 친환경차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우리가 흔히 ‘수소차’라 부르는, '수소전기차'입니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 넥쏘를 비롯해 다양한 제조사가 수소전기차 개발과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죠.

그런데, 수소로 자동차를 움직인다는 참신한 발상은 누가 한 것이며, 언제 처음 발명됐을까요? 수소차의 역사를 함께 살펴봅니다.

생각보다 오래된 수소차의 역사

 

▲ 최초의 수소전기차는 6인승 밴에 4명의 공간을 차지하는 거대한 파워트레인을 얹은 차였습니다.

 

수소차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무려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죠. 미국의 화학회사 유니온 카바이드에서 근무하던 오스트리아 출신 칼 코르데쉬(Karl Kordesch)는 전지를 연구하는 과학자였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익숙한 원기둥 모양의 D사이즈 알칼리 건전지 특허를 낸 사람이기도 한데, 그가 설계했던 연료전지는 이후 미국 GM 社 연료전지 자동차의 기초가 됐습니다.

1966년에는 그가 설계한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연구 끝에 GM에서 6인승 밴을 개조해 제작한 일렉트로 밴을 선보이게 됐죠. 120마일(약 195km)의 주행가능거리와 약 120km/h의 최고속도를 냈는데, 밴의 뒷부분을 가득 채운 연료전지, 수소와 산소를 담은 대형 탱크 때문에 2명만 탈 수 있었죠. 게다가 비용 문제 때문에 단 한 대만 제작돼 양산 가능성과는 거리가 매우 먼 자동차였습니다.

 

▲ 코르데쉬가 직접 승용차를 개조해 만든 수소전기차는 지금 기준으로도 괜찮은 성능을 냈습니다.

 

1970년에는 코르데쉬가 직접 옆집에서 사용하다가 내놓은 오스틴 A40라는 자동차를 개조해 천장 위에 6개의 수소탱크를 싣고 다니는 연료전지 자동차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 차는 4명이 탈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함께 180마일(약 290km)의 주행가능거리를 자랑했습니다. 코르데쉬는 이 차를 무려 3년 넘게 사용하며 수소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의 가능성을 직접 증명했죠.

이후 각 제조사는 수소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자동차 개발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특히 다임러 벤츠 역시 1960년대 미래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점찍었는데요. 연구를 계속한 결과 197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수소화물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 미니버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 2000년대 들어 각 제조사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형태의 수소전기차를 속속 선보였습니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연구 성과는 2000년대 들어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혼다였습니다. 혼다가 2002년 선보인 FCX-V4는 미국과 일본에서 도로용으로 승인된 최초의 연료전지 차량이었죠. 미국과 일본 공공기관 임대 전용으로 출시돼 시판용 양산차는 아니었지만, 90년대 현대적인 형태를 갖춰 실현 가능성 높은 수소전기차의 시작을 알린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포드(Focus FCV), 닛산(X-Trail FCV 04), 벤츠(F-Cell), 쉐보레(Equinox FC) 등의 제조사가 2010년대까지 꾸준히 수소차를 개발하였고, 혼다 역시 2008년 다시 새로운 수소전기차 모델인 FCX Clarity 등을 출시하며 오염물질 배출이 없으면서 안전하고 효율 높은 수소차의 실현 가능성을 높여왔습니다.

현대차,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 그리고 개발의 역사

 

▲ ‘투싼ix Fuel Cell’은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이라는 역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많은 제조사가 수소전기차의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을 무렵,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인 ‘투싼 ix Fuel Cell’을 2013년 출시하게 됩니다. 100kW급 연료전지와 2개의 수소 저장탱크를 탑재해 588km의 주행가능거리와 160km/h의 최고 속도로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이라는 역사 이전, 현대차 ‘최초의 수소차’는 무엇일까요? 현대차 수소전기차의 역사도 한번 살펴보기로 하죠.

 

▲ 현대차 최초의 수소전기차, ‘싼타페 FCEV’입니다.

 

현대차 최초의 수소전기차는 2000년 선보인 ‘싼타페 FCEV’였습니다. 75kW 연료전지 스택을 장착해 주행가능거리 160km, 최고속력 124km/h를 낼 수 있었는데, 세계 최초로 350bar의 고압 수소 저장 탱크를 탑재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2002년에는 캘리포니아 몬테리에서 싼타 바바라까지 3일 동안 300마일(약 480km)을 연속 주행하며 연료전지 자동차의 성능을 시험하는 ‘2002 퓨얼셀 로드 랠리’에서 완주에 성공하며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죠.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국산 차의 가능성을 연 모델로서 의미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 2004년 선보인 ‘투싼 FCEV’는 핵심 주요기술을 국산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모델입니다.

 

2004년에는 1세대 투싼을 기반으로 제작한 ‘투싼 FCEV’를 선보였습니다. 꾸준한 기술 개발의 결과로 핵심부품을 국산화해 비용 절감과 여러 부분에서 기술 독립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모델이었죠. 특히 ‘투싼 FCEV’는 미국에 총 32대를 시범 운행하며 수소전기차 양산의 실현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하는 계기가 된 모델이기도 합니다.

 

▲'투싼ix Fuel Cell’은 내연기관 자동차 못지 않은 성능과 효율을 자랑하는 양산형 수소전기차 였습니다.

 

2013년에는 앞서 소개했던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 ‘투싼ix Fuel Cell’을 출시했습니다. 588km의 주행가능거리와 160km/h의 최고 속도로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을 자랑했던 ‘투싼ix Fuel Cell’은 벨기에 브뤼셀 모터쇼 ‘2013 퓨쳐오토 어워드’ 1위, 대한민국기술대상 은상 및 10대 신기술에 선정되는 등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에 걸맞은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죠.

 

▲‘FE 수소전기차 콘셉트’는 현대차의 다음 수소전기차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습니다.

 

2017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FE 수소전기차 콘셉트’가 등장했습니다. 내연기관 차량과 동등한 수준의 동력성능, 약 600km 이상의 주행가능거리, 기존 수소전기차 대비 효율이 늘어난 4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적용 등 전보다 훨씬 발전한 성능을 자랑해 현대차가 앞으로 내놓을 차세대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가늠해볼 수 있음과 동시에 다음 수소전기차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는 모델이었습니다.

 

▲ 2018년에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습니다.

 

2018년에는 앞서 선보였던 ‘FE 수소전기차 콘셉트’의 양상형 모델인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가 출시됐습니다. 609km의 주행가능거리, 154마력, 177km/h의 최고속도 등 뛰어난 주행성능은 물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미래지향적 인터페이스, 뛰어난 디자인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적용한 가장 진보된 형태의 양산형 수소전기차였습니다. 최근 더욱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내는 고성능 필터를 장착하는 등 친환경차에 어울리는 쾌적한 주행 환경을 만들기 위한 배려까지 녹아든 모델이죠

넥쏘는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을 받으며 뛰어난 안전성을 검증받기도 했습니다. 수소전기차로는 최초의 성과였죠. ‘수소차는 위험하다’는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수소 저장 탱크 총격 시험, 파열 시험 등 안전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검증을 통해 개발한 결과였습니다.

 

▲ 빠른 발전을 이뤄온 수소전기차. 우리는 앞으로 또 어떤 수소차를 만나게 될까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60여 년의 시간 동안 수소전기차는 빠른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주행하는 동안 공기를 정화하는 능력까지 갖춰 어느 친환경차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죠. 이런 특징에 주목해 2010년대 이후로는 ‘투싼ix Fuel Cell’의 뒤를 이어 토요타 Mirai, 혼다 Clarity 등의 양산형 수소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기까지 하죠.

특유의 장점을 바탕으로 꾸준한 개발과 발전을 거쳐온 수소전기차. 많은 제조사와 소비자가 수소전기차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역사에서는 더 깨끗한 것은 물론, 더 잘 달리고, 더 효율 높은,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한 수소전기차를 계속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